티스토리에 이런저런 백업을 하면서 느낀 건데,
아무래도 나는 에세이 쓰는 데 재능이 절망적으로 없다.
글을 두괄식으로 써야 좋을지, 미괄식으로 써야 좋을지... 아무튼 이 재미없는 일기를 읽게 될 누군가에게 심심찮은 사과를 전합니다
카테고리가 덕질은 아니지만 덕질 관련된 얘기이므로 사실 덕질글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가챠 비틱스런 내용이 있으니 예민하신 분은 주의
Q. 그래서 제목 뭔소리?
사실 난 단테 알리기에리라는 작자에게 관심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내 안의 신곡 이미지: 대충 열라 길고 어렵지만 매우 유명해서 여기저기에 쓰임
림버어어스 잠깐 했을 때도 신곡이 엄청 큰 모티브가 된 건 알아도 절대 손 대볼 생각은 못했음
그냥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사실
FGO에 실장됐을 때도 외형이 취향이 아니어서...ㅋㅋㅠ
아니 그치만 흑발의 덮은머리에 어딘가 얌전한 호리호리 미남, 정말 취향이 아닙니다
...아닌가? 키워드만 놓고 보면 꽤 나쁘지 않을지도
하지만 캐디만 놓고 보면 정말 내 취향의 스트라이크 존과는 1억 광년 떨어져 있었다 단언할 수 있다.
나는 정석적인 미남... 것도 그, 뭐랄지
내가 지켜줘야 할 것 같은,,, 스타일은 정말이지 취향이 아니어서(단테미안)
처음 모릴리와 콤비로 자주 보이는 캐라는 걸 알았을 때는 그냥 정말 캐릭터 1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단테미안2)
그러나 일그오에서 모릴리 픽업을 대폭사하고...
기약 없는 존버에 들어간 어느 1월 중순
단테 복각이 오자 앞선 폭사로 정신을 반쯤 놓은 나는
아 그래ㅋㅋ 모릴리가 없으면 당신이라도 와라 하하하
하며 반쯤 장난으로 호부를 던지고 있었는데

?
뭐뭐.뭐야
누구세요
누구세요<<밖에 말할 수가 없엇다 왜냐면 나는 단테에대해 진짜 아는 게 하나도 업슴
신곡? 안읽음
단테? 잘모름
뭐.뭐야
약간... 여기 있...으면 안되지않아?
그 죄송한데 나보다 그쪽을 더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을것같은데
뽑고나서 뭔가 총체적으로 미안해짐
하지만 우리집 칼데아 개설한지 한달밖에 안 된 맨땅 무과금계였고
그는 지금 우리 집의 유일한 5성 딜러.

그렇게 그는, 곧바로 다음 이벤트에서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ㄴ생략된게 너무많지않음?
그러하다. 사실 나는 차근차근 모아둔 재료로 그를 키우면서...


꽤 크게 정이 들어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잊고 있었다... 내가 정을 정말 잘 붙이는 스타일이라는 걸
그것도 5성이라곤 선택권으로 데려온 공명선생님 하나밖에 없는 남루한 칼데아에 갑자기 튀어나와서
>프리텐더<라는 범용성 죽여주는 클래스로
1부 6장의 숙정기사들을 불도저처럼 해치우면서
90++ 이벤트까지 눈물나게 해치워주는
이런 가뭄에 단비같은 서번트?
정말 나한테는 숲에서 길 잃고 헤매이던 단테 앞에 나타난 베르길리우스의 손길이나 다름없던 것이었다
심지어 웃기기까지 하다
이게 진짜 중요하다
그냥 순수 피지컬로 웃긴다 진짜 너무하다(ㅠㅠ
저 발렌타인 보고 육성으로 웃었음 어이가없어서


덕분에 단시간에 무지막지한 호감캐가 되어버린 단테 알리기에리. 과연... 한때 정계에 몸담았던 자답게 무서운 남자다
.....
이이를 육성하며 웃기고 좋았던 점을 하나하나 적으려면 글을 하나 더 파야 할 것 같으니까 여기서는 이만 각설하고
글을 쓴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이쯤 되니 실제 단테라는 인물에게도 궁금증이 생겨서
신곡 맛만 쬐금... 볼까? 싶어짐. 같은 문인이니까 궁금하기도 하고
아니 나를 문인이라고 해도 되는 걸까 싶긴 한데 일단 이과는 절대 아니므로,,, 편의상의 호칭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동네 도서관에서 신곡 빌려올 각만 재다가
오늘! 도서관에서 보고 왔다. 맛만.
인기도서라 처음 가서 찾은 날엔 진짜 다 빌려가고 없더라(...) 700여 년이 지났는데 영향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비슷하게 고전인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책 자체가 없던데 어째서
찾아보니 고전답게 판본이 여러 개였는데, 아쉽게도 제일 궁금했던 버전은 여기에는 없고
ㅅㅏ람들이 가장 추천하는 버전이 오늘 딱 비치 중이라 호다닥 달려가서 읽어 봤다. 어떤 느낌인지 진짜 궁금했는데
졸리다!!!
지루해서 몇 번이고 완독하는 데 실패했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음 역시 어려운가? 싶었는데, 내용 문제라기보단 플롯과 3연체 구성의 묘한 단조로움...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내가 본 버전이 그나마 제일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버전 같았다. 다른 역본들도 샘플을 봤는데,,, 그건 더 이해가 어려웠다(ㅋㅋㅋㅋ
읽기 전엔 에이~ 그래도 최대한 원문이랑 비슷한걸 봐야지 하하 했는데
확실히... 산문처럼 풀어쓴 게 잘 읽힌다.....
근데 당연하다. 3줄씩 나오는 글이 무한히 반복되고, 주석은 매 페이지마다 빼곡히 붙어 있으며, 내용도 현대인에게 엄청난 카타르시스나 도파민을 선사할 만한 거리는 없... 는 것 같다, 아마도.
사실 아직 17곡까지밖에 읽지 않아서 뒷부분은 아닐 수도 있는데, 일단은 그렇다.
근데 그래도 재밌다. 나는 오히려 다른 책보다 술술 읽었다.
책이든 영화든 정주행을 정말 안 하는 스타일이라
소설 같은 것은 보통 장면 장면을 온전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나는 페이지 하나에도 엄청 신경을 쏟으며 읽는 편인데, 신곡은 오히려 운문이기 때문에 나도 이야기의 상황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부담없이 스르륵 스르륵 미끄러지듯이 읽어 나갔음
물론 다 읽고 구체적인 내용을 말해보라고 하면 제대로 설명은 못 하겠지만 말이다
일단 ㄱㅊㄱㅊ 신곡은 이런 식으로 물 흐르듯 읽고 나중에 다른 번역 버전들로 한번씩 다시 읽어 볼 생각
무튼, 초반까지 읽으면서 놀란 게 있다
(다시 FGO 얘기로 돌아가서)
사실 어제 시모사를 깨면서 처음으로 안 건데...
※아래부터 1.5부 시모사노쿠니 스샷 있음(스포? 조심)

이게 신곡 오마주인지 몰 랐 어
.......
암굴왕이 짚어주지 않았다면 아마 시모사 끝날때까지 몰랐을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스로의 무식함에 건배
그러고 보니 에드몽도 종교 관련으로는 연관이 깊은 인물이네요
비록 내 이웃에게 용서가 아니라 복수하고 다니긴 했지만(...) 일단 은인이 신부님이시고
감옥 있을 동안 성경말씀도 많이 들었을테니(?)
단테를 잘 아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겠지
아니 근,, 근데 왜 뜬금없이 시모사에 신곡 요소를 넣은거야? 지옥같아서?(...)
그리고 림보도 왜 항상 굳이 림보인가? 림보라는 어떤 상징적 의미를 가진 단어가 일본어에 있나,..? 했는데
그게 아니고 정황상 신곡 속 림보를 가리키는 것 같음. 응
지옥편 초반부터 계속 언급되더라 하하하

진짜 몰랐어.....
나는 바보다
단테를 알지 못하면서 문학을 논했느냐 어리석은 것
아무튼 이렇게 해서 아 이건 당장 읽어봐야 하겠다 싶어서 도서관으로 달려간 것입니다
........
오타쿠질 때문에 독서를 하게 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웃프네요
그래... 내가 활자 좋아하는 거랑 별개로 책을 좀 안 읽긴 해
조금 현타가 오니까 이만 다시 시모사 밀러 가겠습니다
제대로 된 신곡 감상&단테와함께하는 칼데아라이프 후기는 언젠가... 따로 풀지 않을까? 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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